김민혜 앵커>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에서 한국인의 위상을 떨치고 있는 한인 작가가 있습니다.
한국 1세대 조각가 김윤신 작가로 현지에서 찬사를 받고 있는데요.
87살 작가는 한국과 아르헨티나 수교 60주년을 맞아 고국에서 특별전을 열었습니다.
오옥순 국민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오옥순 국민기자>
(김윤신: 지금 이 순간 / 갤러리 반디트라소)
수많은 선과 선이 연결되고 겹치면서 무늬 속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내듯 화면에 생동감이 넘칩니다.
현장음> 김윤신 / 작가
"이것은 하나의 우주가 시작된 찰나를 얘기할 수 있습니다, 많은 선이 겹쳐서 빅뱅에 의해서 폭발되는 것 같은 순간을 얘기한 겁니다, 그래서 여기서 뭐가 나왔냐? 지금 이 순간이라는 제목이 붙었는데..."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별똥별이 떨어지듯 생명을 품은 작은 세포들이 저마다 생각과 무늬로 수놓은 밤하늘이 동심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현장음> 김윤신 / 작가
"밤이 되면 하늘에 별이 쏟아져 내리는 것처럼 가깝게 있어요. 그걸 한참 쳐다보면 별들이 반짝반짝하는 빛이 대화를 나누는 거 같아요. 내가 어렸을 때의 그 마음이 그대로 표현됐을까?"
땅의 나뭇조각에서 물, 공기, 흙, 불을 담아낸 조각과 회화는 대자연과 함께하는 그의 작품 세계를 잘 보여주는데요.
87세의 김윤신 작가는 올해 완성한 신작을 포함해 작품 37점을 갖고 고국을 찾았습니다.
인터뷰> 이현신 / 경기도 안성시
“선생님 작품은 연세가 많은데도 굉장히 힘이 있고 그 열정이 작품에 고스란히 표출되는 게 감동적이네요.”
국내 미술대학에서 조소를 배운 뒤 프랑스로 건너가 조각과 석판화를 공부한 김윤신 작가.
1983년 아르헨티나로 여행을 갔다가 광활한 자연과 풍부한 나무에 매료돼, 그곳에 터를 잡고 작품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장음> 김윤신 / 작가
“1983년 방학 직전에 나갔어요, (아르헨티나는) 대지가 수평으로 되면서 하늘과 땅이 닿는 듯 넓은 땅에 동물들이 평화롭게 살고 있었고 세계적으로 이름난 좋은 나무들이 있어서 (이곳에서)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을 가졌었는데...”
회화와 조각을 넘나드는 작업으로 현지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작가는 2008년 부에노스아이레스 플로레스에 자신의 이름을 딴 미술관을 열었는데 예술인뿐 아니라 지역 주민과 학생들에게도 열린 공간으로 교포 사회의 자랑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 란 / 아르헨티나 김윤신미술관장
“'자연과 생명을 사랑하는 작가' 저는 그렇게 떠올라요. 왜냐면 개미 한 마리도 다치게 안 하고 동물도 굉장히 사랑하고, 자연의 가공되지 않은 표현을 이번 (전시에서) 많이 했습니다.”
김윤신 '지금 이 순간’
▶ 일시: ∼8월 7일까지
▶ 장소: 갤러리 반디트라소
(취재: 오옥순 국민기자 / 촬영: 이홍우 국민기자)
코로나를 겪으면서 살아가는 모든 순간이 새로운 의미가 있다는 것을 더 절실하게 깨달았다는 여든 후반의 작가 그의 이런 마음이 담긴 '지금 이 순간' 작품들은 보는 이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오옥순입니다.
오옥순 국민기자